『시체 기사』는 어둠과 구원의 경계에 선 한 남자의 이야기로,
죽음을 소재로 하면서도 삶의 의미를 되묻는 다크 판타지 액션 웹툰이다.
피와 죄, 그리고 부활의 서사가 얽힌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신의 침묵을 동시에 다루며,
69tv에서도 “죽음으로 완성된 철학적 판타지”라 평가받는다.

주인공 로간 하트는 전쟁에서 죽은 기사였다.
그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우들을 모두 잃고,
결국 배신자의 누명을 쓴 채 참수당한다.
그러나 사흘 뒤, 그의 시신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썩은 몸, 멈춘 심장, 그러나 꺼지지 않은 의지.
그는 **‘시체 기사’**로 되살아나 세상에 복수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초반부는 전형적인 복수극처럼 보이지만,
이내 작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로간은 자신을 부활시킨 자가 ‘신’이 아닌
타락한 성직자 집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부활의 기사”를 만들어
세상을 정화한다는 명목으로 죽음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에 로간은 복수를 넘어,
‘죽음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다시 검을 든다.

작화는 압도적이다.
죽은 몸이 움직일 때마다 흙과 피가 튀고,
빛 대신 그림자가 주인공을 따라다닌다.
검의 궤적이 아니라, 죽음의 냄새가 느껴지는 연출이다.
특히, 로간이 폐허 속 성당에서 자신의 묘비를 부수는 장면은
『시체 기사』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중반부에서는 그가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살아 있는 자를 지키려 하지만,
자신의 존재 자체가 죽음을 불러오는 모순 속에서
그는 괴로워한다.
“내가 구하는 모든 이가, 결국 나로 인해 죽는다.”
이 대사는 작품의 비극을 압축한 명문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저주받은 이유를 신에게 묻기 위해
마침내 ‘신전’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신이 없었다.
대신, 인간이 만들어낸 신의 모조물이 그를 맞는다.
그는 그것을 파괴하며 이렇게 외친다.
“신이 침묵한다면, 죽음이 답할 것이다.”

후반부에서 로간은 자신을 부활시킨 마법진을 끊고,
세상 모든 ‘부활의 저주’를 없애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그의 몸이 완전히 흙으로 돌아가며
세상에 잠시 따뜻한 바람이 분다.
그때 한 아이가 무심히 중얼거린다.
“엄마, 저기 봐. 기사님이 웃고 있어.”
이 마지막 장면은 죽음 속의 구원을 완성시키는 장면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시체 기사』는
단순한 언데드 액션물이 아니라,
죽음과 신, 인간의 구원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룬 철학적 판타지다.
69티비에서도 “죽음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으로 꼽히며,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서사로 극찬받았다.
결국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다 —
죽음은 끝이 아니라, 의미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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